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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대통령서거

[봉하마을] 부엉이바위 배경 기념사진 눈살


[봉하마을에서 본 풍경 1편]

밤을 지새워 차를 달려 찾아간 봉하마을, 하지만 또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추모객들이 그랬다. 지정버스에서 내려도 1.2km 이상을 걸어야 했던 것. 자가용을 타고 온 추모객들은 간신히 주차할 공간을 찾아 더 먼 거리를 걸어야 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마을을 보고 누가 아방궁이라고 한거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지나치는 사람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하지만 남녀노소 가림없이 먼 거리를 걸어가면서 힘든 기색을 내지 않았다. 장애인들도 휠체어를 이끌고 가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봉하마을과 그 주변을 둘러싼 논밭과 산을 둘러보면서 그렇게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주변 풍경을 보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소박한 정경들, 그리고 인근 가게를 찾아가려고 해도 한참을 찾아야 하는 봉하마을의 풍경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시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자전거를 즐겨타는 이유, 손녀를 태우고 자전거를 즐겨타는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봉하마을을 오고 가는 사람들은 시간대를 가리지 않았다. 깊은 새벽에도 조문을 하러 가는 사람들, 혹은 조문을 마친 사람들이 많았다. 경건한 분위기, 그리고 마을 주변을 둘러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만장을 보면서 다시금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은 조문을 마친 후, 자연스럽게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사저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 바위를 둘러보게 된다. 이를 보며 다시금 상념에 젖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속에서 우리는 황당한 풍경을 보게 되었다. 부엉이 바위를 촬영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려는 사람들 틈에서, 포즈를 잡고 부엉이 바위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이 업은 아주머니와 자식에게 앞에 서보라며 사진 찍는 아저씨까지 그런 식의 기념촬영을 했다는 것에서 더 큰 황당함을 느끼게 됐다.

인간적으로 해도 되는 일이 있고, 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을 떠나, 인간적 관점에서 봐도 고인이 고민 끝에 투신한 곳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찍는 행위는 예의가 아니다. 경우에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행동이 아닐까.

이러다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 부엉이 바위가 '관광명소'라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을 느낀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져야 할 나이가 아닌가. 그만큼 신중한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인에 대한 예의, 어렵지 않다. 자신의 작은 행동이 주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음을, 혹시라도 고인에 무례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며 신중하게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의 불안이 말 그대로 불안으로 끝나길 바란다. 사람이 죽은 장소임을 기억하자.


[글 = 박형준 , 영상 = 미디어몽구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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