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현수막과 리본이 철거 되었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연합뉴스가 쓰면 따라 쓰니 그럴 수 밖에.. 근데 왜 기사와 현장에서 듣는 소리는 다른 것일까. 지난해 부터 진도 주민들과 세월호 가족들 간, 갈등 관련 기사들은 맞는게 하나 없었다. 이번 철거 기사도 읽어 보았는데 현장 취재가 아닌 듯 보였다. 기사화 된 사진도 기자가 찍은 실력이 아닌거 같고 말이다. 뭐가 진실이란 말인가.
어제 팽목항에 다녀 왔다. 휴게소에서 휴식 포함 12시간을 운전 했더니 지금도 피곤이 상당하다. 해질녁 찍은 사진들 보며 피로를 풀고 있는데 늘 감탄 하지만 이 곳 석양은 아름다움이 X2 라는 거다.
팽목항은 조형물 제작이 진행 중이었고 곳곳에 세워지고 있었다.
작업이 한창이다. 두분이서 뙤약볕 아래 구슬땀 흘리며 정성을 쏟고 있다.
그렇게 완성된 조형물 들이다. 주로 가족 분들 숙소와 상황실 주변에 설치 되어 있고 의미도 알고 팠는데 선생님이 안계셨던게 아쉬움이었다. 작업중인 분께서 마지막 사진 속 조형물만 설명해 주었는데 한문으로 사람 인자라 하였다. 움켜지고 있는 인멸을 뜻한다고 했다.
팽목항 방파제, 이 사진 찍고 있을때 서울에선 천둥 번개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곳 하늘은 예쁜 배경을 연출해 주었는데..
팽목항에 있던 수 많은 현수막과 리본은 치워져 있었는데 철거가 아닌 찢어진게 많아 교체작업 중이라고 했다. 하는 김에 대청소까지 깔끔하게 했다고 했다. 저녁엔 팽목항 지킴이 성훈 삼촌이 마을 어르신들과 노인 회장, 청년회장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인양 될때까진 있어야 하는거 아니냐" "당장 나가라 할 수 없는건 아니냐"는 입장을 전했다고 했다.
주민 한분이 더 이상 리본 부착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걸 직접 보긴 했는데, 이 분도 곧 만나 양해를 구할거라고 했다. 이럼에도 기사는 현장에서와 반대 소식만 전하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라는 거다.
개인적으로 속상했던 것도 있었다. 도착하면 가장 먼저 찾아갔던 곳이 등대 옆 '몸부림의 조화'였는데, 사라져 버렸다. 아직 돌아오지 못 한 9명을 기다리는 간절함들이 간직되어 있는데...
차마 떼지 않았던 현수막들이다. 방파제 들어서면 - 2014.4.16 이 날의 하루 전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너희들을 꼭 안고 절대로 아무데로 보내지 않을거야 정말 미안해... - 라는 현수막을 만날 수 있다. 각자 느낌 있을거라 생각되어 여기까지만...
전국 각지에서 9명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찾아 온 발걸음들. 감히 여기오면 이제 그만이라는 말, 하지 못할거다. 이리라도 죗값 받으며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이 있기에 아이들도 억울함을 좀 덜고 있진 않을까. 잊지 않고 있음을 실천하는 연대다.
한켠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허다윤 학생 아빠가 담배만 피고 계셨다.
새로운 가족도 생겼다. 아직 이름 갖고 있지 않은 강아지 두 마리. 다음 만남땐 더 커져 있겠지.
가족 숙소 지키는 중 더위에 핵헥 거리고 있길래 갈증 해소시켜 주었다. 몇달전 강아지였는데 어느새...ㅠ 맛있었니?
1주기때 다윤엄마가 차에 노란리본을 붙여 주었는데 누군가가 떼어내 버렸다. 이번엔 더 큰 악세사리 리본을 달아 주었는데...더 불안한 이윤 뭘까;;
팽목항에선 매주 마지막주 토요일 오후 늦게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하는 '기다림의 공연'이 열린다. 아직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았는데 혹시나 찾을 일 있다면 이 날로 잡아 줬으면 좋겠다.
어제도 '기다림의 공연' 행사가 있었는데 원래 방파제 등대 앞에서 할 예정이었으나 차량 추락으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 분향소 앞으로 자리를 옮겨 차분하게 진행 했다.
세월호 수색중단 후 이 자리에서 다짐한게 있었다. 9명의 미수습자들이 가족품에 안기는 그날까지 한달에 두번 꼭 찾아오자고 말이다. 난 이 약속을 반드시 지키리라. 이 곳 향한 발길을 멈추지 않으리라.
다윤엄마에게 웃음 줄 수 있어 좋고..
은화엄마에게 힘을 줄 수 있어 좋다..
작은 몸이지만 늘 곁에서 든든함이 되어주겠다는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