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 안난다. 1주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 왔다니.. 실종자, 유가족 분들 곁에서 보냈던 하루 하루가 1년이 되어 간다니.. 같이 울었고, 분노했고, 위로하고 의지하며 보내야 했던 고통의 시간들. 유가족 말처럼 매일이 4월 16일이었다. 1주기 역시도 하루의 연장선 일게다.
어제 박혜진 아나운서와 뉴스타파 따라 침몰현장에 다녀왔다. 다음 주 수요일 방송 예정인 1주기 특집 다큐 제작을 위해서 였다.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침몰 현장으로 가보자..
팽목항 옆에 있는 서망항이다. 전날 거칠었던 날씨가 평온해졌다. 이곳에서 배타고 침몰 해역으로 출발한다.
낚시배를 빌렸다. 출발 전 선장 아저씨 집에서 해경에 제출할 개인정보 작성과 현재 상황 등을 설명 듣고 있다.
촬영 장비가 어마어마 했다. 총 인원 9명, 각자 장비 하나씩을 챙겨 배에 올라 탔다.
승선하기 위해 가는 박혜진 아나운서.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는 해경의 당부가 계속 되었다.
출발. 이곳에서 침몰현장까지 시간은 대략 한시간 안팎이다.
뉴스타파 제작진들. 구명조끼 입고 침묵의 시간이 계속 되었다.
이번 특집 다큐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송원근 피디. 많이 착잡해하고 있음을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이 배는 실종자 가족들이 현장 갈때마다 타고 갔던 배였다. 가족들 앉았던 방에 제작진들도 앉았다.
가는 도중 주변 풍경 스케치 중인 김기철 카메라 기자. 누구보다 고생했다는걸 알아줄게.
선장 아저씨와 송원근 피디. 촬영 장소와 기상상태 그리고 당시 상황과 현재 모습 등을 공유하고 있다.
촬영 때문에 첫 도착지까지 1시간 30분이 걸렸다. 침몰 현장 바로 옆에 있는 섬마을 동거차도가 눈에 들어왔다.
침몰 지점에서 동거차도까지는 약 2km 거리다. 당시 이 곳 주민들이 생존자 구조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 70여 가구가 살고 있는 걸로 들었다.
산 넘어로 침몰 현장이 보이기에 장비 들고 2km를 가야 했다. 선장 아저씨가 넘어질 수 있다며 면장갑을 하나씩 나눠 주었다.
가장 무거운 장비 든 최형석 카메라 기자. 아저씨 이야기 들어보니 다른 방송국들은 장비 옮길때 일용직 노동자들을 불렀다고 한다. 그 만큼 산길이 험하다는 얘기다.
불평 불만 없이 가는 제작진들. 으샤으샤!
앞장 선 선장아저씨가 가는 길에 걸림돌을 제거해 주었다.
거친 숨 내몰아 쉬며 도착한 첫 촬영 장소. 당시 이 곳에서 많은 방송 카메라들이 중계를 했었다.
좀 더 편히 걷으라고 신고 있던 신발을 건네 준 몽구님의 배려. -.-
도착하자마자 침몰 현장 바라보는 박혜진 아나운서.
여기에서 세월호는 침몰했다. 배는 사라졌지만 당시 상황은 더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줌 당겨 찍어 보면 사진 중간쯤에 침몰 위치 표시해 놓은 부표가 점처럼 보인다.
촉박한 일정 때문에 쉴틈 없이 바로 장비를 셋팅해야 했다.
현장에서 바로 멘트 외우는거 보고 놀랐다. 믿음직스러운 아나운서. 들어보니 처음 공개하는 장면도 있단다. 여기까지...
우리가 오니 하늘에 있는 아이들과 바닷속에 있는 실종자들이 순조롭게 진행하라며 도와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침몰 해역과 박혜진 아나운서
군용기 소음으로 잠시 촬영 중단
촬영 마치고 돌아와 김밥과 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이제 배 위에서 촬영해야 하는데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장비를 써야 했다. 무료로 빌려 주었다고 하는데 이리 고마울 수가...
박혜진 아나운서.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2009년때 보고 어제 봤으니 6년만에 만남. 당시 혜진 아나운서와 잊지 못할 사연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하며 내려 왔다.
다시 배에 올라 촬영 중.. 장비 무거운데 거듭 기철아 고생 많았다.
편히 화면으로 시청하지만 장면 한컷 한컷 촬영은 설명 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노고를 안다면 다음 주 수요일 많은 시청과 홍보를 부탁 드리고 싶다. 꼭 봐야 할 다큐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목격자가 되어 달라.
침몰 현장이 가까워지고 있다.
침몰 위치 표시한 부표도 보인다
도착... 아무 말 할 수가 없다. 어른으로서 미안함 죄스러움 때문에...
수심 44미터... 땅위에서 달려가면 10초도 걸리지 않는데... 여기 밑에 9명의 실종자가 꺼내 달라 아우성 치고 있다.
은화야, 다윤아, 영인아, 현철아,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혁규야, 권재근님, 이영숙님...
실종자들이 고마워 할 언론인들이 마지막 촬영에 임하고 있다.
탈출하라 한마디만 했어도...
1년 다 되도록 아이들이 남기고 간 숙제를 풀지 못하고도 있지...
곧 꺼내어 줄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그 약속 알려 주러 왔다고... 여기 뉴스타파 제작진들이 진심을 실천하기 위해 왔다고...
우리와 함께 온 당시 구조활동 폈던 선장 아저씨는 가장 아쉬운게 1.당시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했기 때문에 탈출하라 했다면 수십척 어선들이 다 구조했을 거라고.. 2.배가 기울여 질때 모든 어선들이 세월호에 붙어 기울여지는걸 지연시켰다면 생존자들이 더 있었을텐데 하는... 3.선수 바닥만 남기고 완전 침몰하기 전 주변에 있던 크레인이 더 깊지 않고 물살 약한 곳으로 옮겼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도망가는거 같아 더 아프다.
며칠 뒤 또 올게요.. 돌아서야 하는게 힘들었다.
떠나는 동안 부표가 사라질때까지 쳐다 봤다.
촬영 마치고 진도 서망항 도착...
서망항에 있는 관제탑..휴...
다윤이가 키웠던 강아지 깜비 모습...
다윤이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