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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대통령서거

[서울분향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첫날 대한문 시민 분향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첫날, 영상으로 보는 서울분향소

기존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았거나, 비중은 있는데 단신 보도한 내용을 전합니다. 어제 오후 2시부터 자정이 될때까지 덕수궁 대한문 앞 서울분향소에 있었습니다. 대한문 옆 인도에서 차려진 영정 사진도 없는 임시 분향소에서 시작된 조문객들의 추모 행렬. 모여드는 조문객들로 인해 장소를 덕수궁 앞으로 이동했지만, 경찰은 출입을 통제하고 혹시나 비가 내릴까 설치하려던 천막까지 철거했습니다.

크고 작은 충돌이 있는 상황에서 이 모습을 본 수 많은 조문객들 중 젊은 여성분들의 충격이 큰거 같아 보였습니다. 처음,직접 목격한 장면에 충격에 빠진듯 통곡하며 덕수궁 대한문 앞은 한때 통곡바다가 되었습니다. 검은 상복차림과 조화를 직접 들고 분향소를 찾은 분들 대부분이 젊은 여성분들이었습니다. 편견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많이 나올줄은 몰랐습니다. 관심밖 남의 일로 생각하는 줄 알았습니다. 주말 직접 분향소에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어준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첫날 서울 분향소 모습 입니다.

               

[글 = 박형준, 영상 = 미디어몽구 공동취재]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언을 보는 순간, 숨이 막혔다. 자연인이었지만, 한편으로 자연인이 아니었다. 전직 대통령이다. 이것이 전직 대통령의 유언이었다. 삶과 죽음은 모두가 자연의 한 조각, 이것이 전직 대통령의 유언이었다.

그의 64년은 영욕의 세월이었다. 가장 사랑받은 대통령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저주받은 대통령이었다. 야당 중진 의원들이 공개석상에서 대놓고 '개구리' 운운하면서 모욕했던 일이 있었을 정도. 하지만 그는 초연했다. 오히려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맞다.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맞는 이야기가 실현되기까지, 우리는 너무도 많은 희생을 했다. 이를 위해 뿌렸던 그 수많은 피를 기억해야 한다. 그 맞는 이야기는, 그 시련과 희생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이룰 수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이르러 많은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일 것이다.

덕수궁 인근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시민분향소가 차려진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죽어서도 편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경찰은 차벽과 경력을 동원해 시민분향소를 차단한다.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려 애써도 쉽지 않았던 이유다. 죽음마저 편할 수 없었던 그의 운명이 인간적으로 못내 안타깝다.

사람들은 말한다. "너무 안타깝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피로 이룬 민주주의가 지금에 이르러 다시 위기에 처함으로써, 퇴임 이후에 오히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 "미안해 하지 마라"라는 유언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림으로써 미안함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와락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하지만 참는다. 담담한 눈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를 보내기 위해 국화를 들고 찾아온 시민을, 그리고 그 시민을 차단하는 경찰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접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심정이 궁금해졌다. 전직 대통령의 형으로서 부정행위로 인해 징역 4년형을 받고 복역중인 노건평씨, 정치적 동반자 중 하나였다던 이광재 의원, 뇌종양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속된 후원자 강금원 회장,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정치적 스승이자 동반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노건평씨는 석방돼 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동생의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 민주화 동지를 잃었고, 민주정권 10년을 같이 했던 사람으로서 내 몸의 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강금원 회장은 "돈 욕심이 전혀 없든 노 전 대통령이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런 선택을 했겠냐. 이런 세상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통곡했다고 한다. 이광재 의원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구속되면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그들은 더욱 그럴 것이다. 영욕을 함께 했던 사람들, 그리고 '원인 제공자'였던 친형, 마음이 아릴 수 밖에 없었다.

곳곳에서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눈물도 이어진다. 오랫동안 이어질 침통한 눈물이다. 경제와 민주주의의 위기가 동시에 휘몰아치는 현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갖는 의미와 상실감은 상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의 서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나?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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